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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포항 갈비] 영일대 우설 맛집 포갈집 / 가성비 최고

by 도도대전 2022. 10. 1.

나와 아내는 맞벌이를 하는데 교대 근무를 하는 특성상 휴일에도 쉬는 날이 없이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이번 추석에도 근무를 하느라 바빴는데, 겨우겨우 아내의 고향인 포항으로 출발할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 예상 외의 일정으로 인해 저녁을 밖에서 먹어야 하는 바람에 포항의 맛집을 찾아보게 되었고, 바다가 보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영일대 맛집을 검색해보았다. 물회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맛집을 찾아보던 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포갈집. 리뷰 대부분이 호평 일색인 이 집에 대해 인터넷을 서치를 하면 할수록 나오는 좋은 리뷰들로 인해 믿음이 갔고 목적지로 정하게 되었다.

 

포갈집은 포항의 관광명소인 영일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영일대는 포항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이 있고 그 옆으로 이어져 있는 산책로에는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기에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곳이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하고 주변에 맛집과 술집 골목이 형성되어 있어 좋은 식당과 술집을 찾으면 입까지 즐거울 수 있는 곳이다.

 

영일대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은 이 해수욕장에 지어진 누각 덕분인데, 내가 듣기로는 전국에 몇 없는 해상 누각이라고 했다. 해수욕장에서부터 이어진 다리를 건너 바다 위에 지어진 거대한 2층 규모의 누각 위로 올라가면 탁 트인 바다와 저 멀리 보이는 포스코 공단의 야경까지 보여 꽤 좋은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이 누각의 이름이 영일대이기 때문에 이곳이 영일대 해수욕장이 되었고,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신규 상권이 많이 들어온 곳이 된 것이다.

 

찍은 줄 알았는데 식당 외관 사진이 없어 네이버지도 거리뷰를 스크린샷 했다

 

다시 포갈집 이야기로 돌아오면, 아마도 이 포갈이라는 말은 포항 갈비의 줄인말인 것 같았다. 포항 갈비 맛집을 줄여서 포갈집이라고 하는 것 아닐까? 우리는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영일대 근처에 주차할 곳이 여의치 않고 가게 내에서도 주차 공간이 따로 있지 않아 주차는 어려운 편이기에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하여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가게는 총 2층으로 구성되어있고 도착했을 때부터 이미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포항 맛집으로 소문이 난 곳이기 때문일까.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는 약 20분간의 웨이팅 후 1층 출입구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의 가격대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나 고급스러운 서빙보다는 가성비와 노포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이다. 

 

포갈집 메뉴판

 

포갈집은 최소 3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2명이서 방문한 손님에게 부당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포갈집은 1인분의 기준이 100~110g정도로 일반적인 고깃집이 150~180g 제공되는 양에 비하면 적은 편이기에 2명이서 3인분을 먹는 것은 소식좌가 아니라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포갈집에는 이스터에그가 있다. 바로 고기 4인분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포갈탕이 제공되는 점이다. 포갈탕을 맛보고 싶은 나는 우설 2인분과 포갈살 2인분을 주문하였다.

 

사실 우설이라는 메뉴를 보았을 때 나는 조금 놀랐었다. 우설이라는 것은 보통 소의 혀를 의미하는데 꽤나 이 우설을 취급하는 가게가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다른 집에 비해서 갈비와 우설의 가격이 저렴한 것도. 보통 우설을 먹으려면 그 메뉴의 희귀성만큼이나 돈을 더 지불하게 되는데 이곳에는 가격이 합리적이라 꽤나 눈길이 갔다. 보통 다른 리뷰를 보니 갈비를 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우설이라는 메뉴가 있는지 신경 쓰지 못했었는데 궁금증이 일어 우설과 포갈살을 둘 다 주문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테이블 세팅

 

주문을 하고 나오면 숯불을 놓아주고 3종류의 소스, 양파절임, 파무침, 쌈채소, 김치, 꼴뚜기젓 등 밑반찬이 다양하게 나오는 편이다. 고기는 주문하고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우설과 포갈살

 

우설과 포갈살이 한 접시에 같이 담아져 나왔다. 궁금증이 일었던 우설을 살펴봤다. 보통의 우설을 먹으러 가면 생으로 되어 있는 것을 구워 먹곤 했었는데 이 집은 우설이 양념구이여서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전에 먹었었던 우설과는 어떻게 다를지 기대가 되었다.

 

불판 위에 구워지고 있는 우설

 

양념이 되어 있는 고기를 구울 때에는 자주 뒤집어가며 타지 않게 굽는 것이 중요했다. 우설을 구워서 먹어보니 우설 특유의 식감이 느껴졌다. 치아에서 꼬득꼬득하며, 닭염통과 닭똥집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 우설을 처음 먹어본 사람이라면 소를 먹는데 이런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를 정도로 다른 고기들과 다른 색다른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집에서 먹었던 우설과도 비교해서 꽤나 맛있었기 때문에 와, 여기 우설 맛집인데? 하고 말하게 될 정도였다.

 

우설의 양념은 달달한 편이었는데 다양한 밑반찬과 소스를 제공해주어 물리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3가지의 소스 중에는 간장 베이스에 고추가 가미된 소스가 가장 맘에 들었다. 간간히 중간에 양파절임과 파무침을 곁들이며,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것도 즐거운 면이었다.

 

함께 나온 3종 소스

 

포갈살은 우설이 꽤나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큰 감흥이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의 오산이었다. 우설과 포갈살은 엄연히 다른 부위였고 다른 식감과 맛, 즐거움을 주었다. 포갈살은 쫄깃쫄깃한 식감과 후추, 깨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일반적인 갈비집보다 확연히 더 맛있었다. 포갈집은 우설 맛집인 동시에 갈비 맛집이기도 한 것이었다. 

 

서비스로 나온 포갈탕은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기억되어 있다. 굉장히 익숙한 맛인데 표현을 할 수 없는 점이 너무 힘들다. 감칠맛이 굉장히 풍부하고 무가 들어있어 시원한 맛도 있어서 술안주로도 밥과 곁들여 먹기에도 잘 어울리는 메뉴였다.

 

포갈탕

 

포갈집은 누군가 포항에 있는 고깃집을 추천 원한다면 여지없이 맛집으로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로도 안주로도 잘 어울리는 메뉴가 잘 구성되어있고, 전반적으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달콤한 맛을 베이스로 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게다가 양념의 단맛에 물릴 수 있는 점을 다양한 소스와 밑반찬을 통해 보완함으로써 고기를 먹을 때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았다.

 

게다가 포항의 관광지인 영일대에 앞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1인분당 가격을 9,900~13,000원의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설정, 진입장벽을 낮춤으로 20대 손님들도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게 하여 장사가 잘 될 수밖에 없는 가게라고 생각이 들었다.

 

만약 누군가가 영일대 맛집이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우설 맛집이자 갈비 맛집인 포갈집을 추천할 것 같다. 다음에 재방문한다면 다른 메뉴들도 시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장님 실력을 봤을 때 아마 다른 메뉴들도 맛있을 것 같다.

 

 

 

총평 : 포항 영일대에 방문한다면 한 번쯤 들려도 후회하지 않을 가게. 우설을 취급하는 것이 놀라웠는 데다가 가격 대비 맛도 굉장히 좋아서 놀랐음. 재방문 의사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