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카레를 좋아하는 편이다. 나로서는 그렇게 엄청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내는 카레향이 들어가는 것은 다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 절로 나도 카레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더 집중하게 되곤 했다. 아내와의 첫 만남에서 먹었던 것이 카레였던 것을 생각하면 좀 얄궂게 느껴지기도 했고.
이번에 가게 된 곳은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으로 가던 경로에 있는 죽동의 SOKOA(소코아)라는 가게였다. 사실 이 가게를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다른 가게에 가려고 지나가던 중에 아내가 카레 가게라면서 가리켰고 충동적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가게는 외관부터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가게 앞에는 4대 가량 주차할 수 있었으며,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방문했기 때문에 손님들은 많이 우리를 제외하면 1테이블이 전부였다. 가게는 전반적으로 코지(cosy)한 느낌이었다. 외관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동네에서 가정식을 판매하는 느낌이었고, 내외부 인테리어에서 전반적으로 따뜻한 색온도의 밝은 조명과 화이트 톤,나무테이블과 의자를 활용하여 세련된 느낌보다는 포근한 느낌을 주어 마음에 들었다.
가게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상반되게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많은 테이블이 준비되어있으며, 각 테이블과 의자에 소재를 동일하게 사용하여 통일성을 주었으나, 개방감을 위해서인지 등받이가 없는 의자를 준비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예쁘면서 편한 의자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말이다.
좌석에 앉으면 테이블 위에 올라가있는 가게 안내문이 있고, 이 안내문의 뒷편에 메뉴판이 적혀있다. 각 테이블마다 메뉴판을 준비해 두어 고객이 요청하지 않아도 볼 수 있도록 한 점은 맘에 들었으나, 메뉴판을 한면에 다 넣지 못하여, 하단부를 접어야 세트 메뉴를 확인 할 수 있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아내는 곧잘 세트 메뉴를 발견했지만 아마 나 혼자였으면 못 찾지 않았을까?
식당에 대하여 사전 조사 없이 방문하게 되었지만, 가게에 들어와서 확인해보니 카레 전문점인 소코아(SOKOA)는 광주광역시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현재는 전국에 약 30여개의 지점을 가진 프랜차이즈였다. 사실 프랜차이즈 업장은 보편타당한 맛과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장점과 기대 이상을 바라기 어렵다는 단점이 매우 뚜렷하여 그닥 선호하지는 않지만 소코아(SOKOA)는 왠지 다른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따뜻한 느낌의 감성이 가게 내부 인테리어에 잘 녹아내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카레나 밥을 무한으로 추가해준다는 따뜻한 문구 때문인지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달까.
메뉴판을 보니 소코아(SOKOA)는 세종류의 일식 커리를 주력으로 그 외 파생되는 메뉴와 덮밥류를 메뉴로 제공하는 것 같았다. 메뉴판에서 음식들을 그림으로 그려 이해를 도운 것은 꽤나 친절하게 느껴졌고 음식을 고르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우리는 카레 3종을 맛보기 위해 소코아카레(14,000원)와 튀김류를 맛보기 위한 소코카츠(12,000원)를 주문하였다.
음식이 조리되어 나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소코아카레는 3종류의 카레(에비카레, 토리카레, 키미카레)가 섞이지 않도록 밥으로 3개의 그릇을 만들어 그 위에 3종류의 카레를 얹어 나오며, 소코카츠는 지방이 붙어있는 등심을 이용한 전형적인 일식돈까스로 보였다.
가장 먼저 에비카레를 나눠서 맛을 보았다. 전반적으로 갑각류의 감칠맛이 진하게 올라오며, 이를 부드러운 크림스프처럼 묽은 질감으로 표현하여 무겁지 않게 풀어내었다. 전반적으로 호불호를 나누기 어려운 누구나 선호할 만한 맛이었다. 하지만 새우를 사용함에 있어 갑각류의 진한 맛은 좋았으나 에비카레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게 칵테일새우를 사용한 것은 조금 아쉬운 측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인한 재료사용의 어려움을 있을 수 있으나 에비카레 단품이 9,000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이에 올라가는 가니쉬가 달걀후라이와 칵테일 새우라는 것은 인 것은 아쉬운 점으로 느껴졌다. 매장 내에서 튀김요리를 하지 않는다면 이해할 수는 있지만 소코카츠와 같은 튀김 메뉴를 운영하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작은 사이즈라도 새우튀김을 올려주었다면 더 많은 점수를 주었을 것 같다.
두번째 토리카레이다. 토리카레는 소코아에서 매운맛을 담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메뉴판에 적힌 메뉴 중에 오직 토리카레 단, 한메뉴에만 매운맛이 표기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리카레를 먹어봤을 때, 5가지 이상의 향신료를 블랜딩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매콤한 카레라는 설명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결코 맛이 없다는 표현은 아니다. 정말 맛있었다. 후추의 매운맛 메인으로 다양한 향신료를 통해서 입체적인 맛과 향을 가진 카레를 만들려고한 측면도 돋보였고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많이 매울 수 있습니다 라는 안내문구 표기가 있어서 꽤 매우려나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아서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결코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며, 매운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자주 먹지도 않는다. 그런 나에게 있어 토리카레를 먹는동안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게 한 것은 한국인 기준으로는 그렇게 맵다고 표현할 만한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매운 맛을 기대하고 시켰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하였던 에비카레에서의 아쉬운 점이 토리카레에서도 보였다. 내가 주문한 소코아 카레에서 확인된 토리카레의 토핑은 새끼 손톱만한 닭다리살 조각이었고, 단품을 주문할 때 제공되는 가니쉬역시 사진에서는 달걀프라이 하나인 점은 굉장히 아쉬웠다.
마지막 카레는 키미카레이다. 사실 가장 맛있었던 카레였다. 양파의 단맛과 다진고기에서의 육즙 그리고 향신료를 적절하게 사용했을 키미카레는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친숙한 맛일 것이라 생각했다. 키미카레는 달걀노른자의 고소함과도 잘어울리며 밥 위에 얹어먹을 수도 있고, 비벼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주요한 것은 맛이다. 묵직한 다진고기에서 품어져 나오는 감칠맛과 양파의 단맛이 계속되면 식사 중간에 지칠 수 있는 점을 향신료를 활용하여 적절히 끊어냈다고 생각하고, 입안에서 맛의 변화가 느껴지는 입체적인 커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코아카레의 아쉬운 점이다. 밥으로 그릇모양을 만들다보니 밥이 눌려있어 밥의 온전한 식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하지만 모양새의 측면이나 세가지 맛의 카레를 다 먹고 싶은 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다. 다음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반반 카레레나, 키미카레를 주문하여 눌러담지 않아서 알알이 살아있는 밥맛을 느껴보고 싶다. 게다가 추측이지만 마제소바에 들어가는 양념이 키미카레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 다음에 방문한다면 마제소바도 먹어보고 비교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코아는 기본적으로 20~30대 여성을 주 고객으로 하는 식당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양은 성인 여성을 기준으로 잡은 듯하다. 그렇기에 성인 남성이 먹기에는 부족할 수 있는 측면을 리필을 가능하게함으로써 보완한 점은 다양한 고객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카레를 추가하여 먹었었는데 리필도 꽤나 친절하게 응대해주어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다.
다음은 소코카츠이다. 사실 돈까스 전문점이 아니기에 튀김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실망도 하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테이블에 올라온 돈카츠는 겉면은 고동빛 갈색을 띄고 있었고 속살 부분은 웰던 정도로 익혀져 있었다. 최근 일식 돈카츠의 추세는 고기심부는 핑크빛을 띄고 있으며, 미디엄에서 미디엄웰정도를 추구하고 있고 나도 그정도의 식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조금 오버쿠킹 되어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처럼 살짝 덜익혀 부드러운 느낌을 싫어하고 어떤 것이든 바싹 익힌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잘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인 평으로는 돈카츠의 고기는 냄새도 나지않고 깔끔하였고, 소금, 와사비, 돈카츠소스, 간장소스 다양한 소스를 제공한 점이 좋았다. 사실 돈카츠에 와사비와 소금을 얹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맛있는 돈까스를 보면 따로 와사비와 소금을 부탁하기도 하는데 그런 수고 없이 함께 제공되는 것에 좋았달까.
아, 참고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샐러드였다. 보통 샐러드라고 하면 모둠 야채에 시판 소스를 부어주는 경우가 많아 그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여겨질 때가 많은데, 이 가게의 샐러드는 양상추를 포함한 채소에 코울슬로 소스를 부어주어 식욕을 돋게해주기도 하고 식사의 마무리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런 소소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보이면 손님으로서 기분이 좋아지게 해준다.
만약 대전 죽동에서 카레를 먹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 가게인 소코아에 방문해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서비스로 데이트 코스로 정해도 손색이 없는 그런 곳이었다.
총평 : 지향점이 명확한 브랜드 정책을 충실히 따르고 이를 보여주며, 주변 직장인, 대학생 등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훌륭한 맛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보답하는 완성도 높은 식당. 재방문 의사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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